글로벌 무기체계 현지 생산 가속
'종합방산기업' 연매출 26조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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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의 방산 중간지주사인 한화에어로가 최근 역대 최대 규모 유상증자에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자체적 실탄을 크게 늘리면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사활을 거는 그림이다. 지난해 연구개발비용(R&D)으로만 8000억원 이상을 지출하는 등 첨단 역량과 글로벌 현지 생산 강화를 위한 지원은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한 신주는 21일 상장된다. 지난 11일 한화에어로는 총 2조918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했으며, 최종경쟁률은 1.93대1이었다.
이는 일반 주주들 역시 한화에어로의 향후 투자 계획에 공감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가 가장 강조한 부분은 현지화 전략으로, 주요 시장에서 글로벌 무기 체계 사업을 확대하고 NATO 및 유럽 국가들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같은 내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방산 3사의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법인 한화글로벌디펜스의 마이클 콜터 CEO가 최근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콜터 CEO는 한화 뉴스룸에 기고한 글을 통해 "많은 기업이 불확실한 지정학적 환경에서 국방 준비 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첨단 역량을 우선시하고 현지 생산을 강화,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R&D 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8879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8997억원으로 분기 영업익만큼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지출한 셈이다.
이같은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는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한화에어로는 방위사업청과 약 6232억원 규모의 KF-21 전투기의 최초 양산분에 대한 엔진 공급 추가 계약을 체결하고,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에 자주포 크라프 차체에 들어가는 4026억원 규모의 구성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인도에는 3700억원의 K9 자주포의 추가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총 1조원 이상의 수출이 줄줄이 예정됐다.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국방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을 한화에어로가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올해 26조원의 매출 달성이 실현됐을 때 괄목할만한 숫자라 하더라도 10년 후 까지는 3배에 가까운 성장을 이뤄야 한다. 지난해 기준 약 7배에 달하는 숫자를 목표로 세운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방위산업 성장이 있다. 다만 첨단역량과 현지생산 추세가 강화하고 있어 한화에어로도 이에 대한 준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로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은 지난해 3595조원에서 오는 2035년까지 4315조원 규모로 증가할 전망으로, 이는 한화에어로 같은 방산 기업에는 기회이자 위협이라는 분석이다. 뒤처지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폴란드 등 유럽 각국에 현지 생산 시설을 구축해 필수 사업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에어로가 신규시장 진출을 위한 R&D 투자로 예정한 금액은 약 1조5600억원이다. 지난해 현금흐름이 약 1조4000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를 웃도는 금액이다.
기업 인수 합병(M&A)에 적극적인 한화 특성상 관련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대해 민영화 필요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유력 매수자는 한화다. 한화에어로는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재원에 이어 올 1분기 기준 보유한 현금성자산 및 기타금융자산은 3조원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