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수직증축 공법·新 평면 개발 등…“리모델링에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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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파는 도시정비사업 중 하나인 '리모델링'까지 번지고 있다. 아파트를 허물고 다시 짓는 재건축과 달리 구조를 살려 단지를 수선하는 개념의 리모델링은 규모 면에서 재건축 시장보다 작다. 다만 아파트 리모델링이 정비사업 중 하나에 속하는 만큼, 도시정비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두 건설사의 기술개발 경쟁도 뜨거워지는 중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건설은 아파트 리모델링에 적용할 수 있는 노후 단지 개선 사업 분야를 확대하기로 했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단지를 수선하며 발생하는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이주 절차 없이 아파트를 '리뉴얼' 하는 방향으로 신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구체적으로 현대건설은 입주민 이주 없이 △외벽·주동 입구 △조경·커뮤니티 공간 △지하 주차장 시스템 △전기차 화재 방지 설비 △스마트 출입 제어 등 공용부에 첨단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또 세대 내부에도 △층간소음 저감 구조 △고성능 창호 △하이오티(Hi-oT) 기반 시스템 △에너지 절감 설비 등을 포함한 인테리어 공사도 희망하는 가구에 한해 적용할 방침이다.
다만, 업계는 현대건설이 이주 없는 노후 단지 개선을 신규 프로젝트로 정한 것은 재건축을 넘어 리모델링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해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올라서겠다는 각오를 내비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업이 기존 리모델링 정비사업과 중첩되는 부분이 적지 않은 만큼, 현대건설이 리모델링·재건축 사업 등을 연계할 가능도 적지 않아서다. 회사 관계자는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재건축 혹은 증축형 리모델링이 어려운 단지라도, 입주민들의 생활 여건 개선을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물산도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삼성물산은 리모델링 분야에서 차별적 경쟁력으로 평가받는 '수직증축 공법' 관련 신기술을 개발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아파트 구조물을 허물지 않은 채 건물 층수를 위로 늘리는 것이다. 가구 수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지만, 공사를 진행하는 데 위험성도 적지 않아 안전진단 등의 검토 과정이 까다롭다.
삼성물산은 리모델링 핵심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국내 최초로 '자동 제어형 선재하 공법'을 개발했다. 건물을 받치는 말뚝에 가해지는 하중을 여러 말뚝으로 분산시키는 해당 공법의 위험도를 낮춘 것이다. 자동제어장치를 활용해 말뚝에 가해지는 하중을 고르게 분산시키는 기술이다. 기술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입증 받아 국토교통부로부터 '건설 신기술' 인증도 최근 획득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해 11월에는 아파트를 통째로 새로 짓는 것이 아닌 탓에 다소 제한적인 리모델링 아파트 평면 보완에도 성공했다. 아파트의 수평을 넓히는 측면 증축을 통해 획일적인 평면을 18가지 평면으로 확대하는 'EX-유닛' 브랜드를 출원했다. 사업이 진행 중인 리모델링 아파트에 이를 확대해 리모델링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게 삼성물산의 계획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어진 지 30년이 넘는 노후화한 아파트 단지가 많지만, 사업 비용·긴 기간 탓에 모두 재건축에 나설 수는 없다"며 "그 대안으로 아파트 리모델링에 대한 시장 수요가 늘고 있어, 시공능력순위에서 최상위를 다투는 삼성물산·현대건설도 관련 기술개발에 힘을 쏟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