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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병화 기자 |
이 대통령은 구직을 단념한 청년이 역대 최고 수준이고 폐업 자영업자 수도 연간 100만명에 달한다며 경제가 다시 뛸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 위기에 정부가 손을 놓고 긴축만을 고집하는 건 무책임한 방관이자, 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라는 말로 확장재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추경안은 "경제 위기 해소를 위한 마중물이자 경제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30조5000원 규모 2차 추경안의 세부내용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에 정부가 추경안에 담지 못한 내용이나 필요한 예산 항목이 있으면 의견을 내달라고 했다. 야당의 의견을 추경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야당은 추경에 협조해야겠지만, 무리한 국채 발행과 한국은행의 국채 인수는 각각 금리와 물가상승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적극 지적해야 한다. 돈만 풀면 경제가 잘될 것 같지만 사실은 부작용도 크기 때문이다. 추경 심의에서 야당이 제 역할을 해야 이 대통령이 강조한 "투명하고 책임 있는 정책" 추진이 가능할 것이다.
연설에서는 '공정 성장'과 증시, 외교정책도 언급됐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성장의 기회·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의 문을 열어야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자본시장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회복해야 기업이 성장·발전하고 코스피 5000시대를 연다고 역설했다. 산업정책은 인공지능·반도체 등 첨단기술 산업의 대대적 투자,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전환을 강조했다. 이어 "외교에는 색깔이 없다"며 국익 중심 실용 외교로 통상과 공급망 문제에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특히 관심을 끈 것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연설 후 이 대통령과 악수를 나눈 모습이다. 과거 윤석열 대통령 국회 연설 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야유를 보내고, 심지어 대통령의 축하 난까지 거부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야당의 이런 모습은 정치권 소통과 정치복원에 도움이 될 것이다. 민주당이 야당시절 어떻게 했는지 돌아보고 여야 간 대화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때론 야당의 비판을 수용하고 야당과 협력하면서 궁극적으로 경제를 살릴 방안을 함께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