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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 “근거없는 종잇조각” 탄핵 기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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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6. 25. 14:18

PHILIPPINES-ELECTION/ <YONHAP NO-5267> (REUTERS)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로이터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이 자신에 대한 탄핵은 "한 장의 종이에 불과다. 근거가 없고 헌법에 위반된다"며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현지매체 래플러에 따르면 사라 부통령은 최근 상원에 34페이지 분량의 답변서를 제출하며 탄핵심판 기각을 주장했다. 자신에 대한 비난에 대해서도 "근거가 없고,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는 과장과 추측"이라 일축했다.

앞서 필리핀 하원은 지난 2월 사라 부통령에 대해 국민의 신뢰를 훼손 및 중범죄 혐의에 대한 탄핵안을 통과시켜 상원으로 회부했다. 탄핵심판을 위해 지난 11일 소집된 상원은 소집 직후 이례적으로 탄핵소추안을 하원으로 환송하고 사라 부통령에게 혐의에 대해 답변할 것을 요청했다. 사라 부통령은 부통령과 교육부 장관으로 재임한 기간 동안 공적 자금을 횡령한 혐의와 지난해 11월 암살자를 고용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내외와 하원의장 등을 암살하려는 음모를 꾸민 혐의를 받고 있다.

사라 부통령은 공식 답변서를 통해 상원이 탄핵 소추안을 하원으로 환송, 해당 사건이 현재 상원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혐의에 대해 답변할 것을 요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하원이 같은 공직자에 대한 탄핵은 1년 내 한번만 가능하다는 헌법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 주장했다. 사라 부통령은 지난해 12월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탄핵소추안 3건이 이미 접수됐지만 하원이 이를 즉시 회부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지연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올해 2월 4번째 탄핵소추안이 접수되자 절차를 진행한 것은 '1년 금지 규정'과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 강조했다.

아울러 대통령 내외에 대한 암살 계획·공금 유용·부패·중범죄 혐의 등에 대해서도 "확실한 증거가 없다"거나 "최종 판결이 없어 사실로 간주될 수 없는 혐의"라며 탄핵 심판의 기각을 요청했다.

필리핀 하원도 "23일 사라 부통령이 상원에 제출한 답변서를 받았다"고 확인하며 "검찰팀 전체가 현재 답변서에 포함된 모든 혐의를 검토하고 있다. 규정에 따라 수령 후 5일 이내 답변서를 제출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인 사라 부통령은 2028년 차기 필리핀 대선의 유력 주자로 꼽힌다. 하지만 올해 초 예산·공금 유용 의혹과 마르코스 대통령 내외 암살 지시 발언 등으로 탄핵을 당하며 정치적 위기에 몰린 상태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총선에서 마르코스 대통령 진영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지 못해 사실상 두테르테 진영에게 유리한 상황이 됐다. 사라 부통령이 탄핵될 경우 평생 공직 출마가 불가능해지며 정치적 생명은 끝나게 되지만, 탄핵이 기각될 경우 차기 대통령직을 노릴 수 있게 된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6년 단임제 규정으로 차기 대선에 나설 수 없고, 사라 부통령의 아성에 맞설만한 후계자가 없는 상황이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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