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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조선업 부활 전선에 참여 한국 기업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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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5. 28. 10:12

트럼프, 미 조선업 부활 지원 행정명령 서명
미 의회, 미국산 선박 보조금 법 추진
USTR, 특정산업용 선박 미국 건조 규칙
미 건조 비용, 아시아의 5배...선박 인도 기간 장기
USA-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9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미국의 해양 지배력 회복' 등 여러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로이터·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가 보조금과 중국산 선박에 대한 벌금으로 미국 조선업을 부활시키려고 하지만, 아시아 선박보다 5배나 비싸다는 걸림돌이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일부 해운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와 일부 의원들의 목표가 실패할 운명이라고 말할 정도로 벅차고, 보다 희망적인 분석가들과 업계 경영진은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가 수년간에 걸쳐 수십억 달러를 지원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WSJ은 전했다.

프랑스 해운중개사인 '바리 로글리아노 살스(BRS)'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중국 조선업체의 상선 인도량을 전 세계의 절반에 가까운 6765척이고, 일본 3130척·한국 2405척인데 반해 미국은 37척을 인도하는 데 그쳤다.

해운사가 구매하는 소수의 미국산 선박은 보통 미국 항구 간 화물을 운송하는데, 이는 100년이 넘은 존스법이 미국산에 대해서만 미국 내 운항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
존 펠란 미국 국방부 해군성 장관(왼쪽 세번째)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네번째) 등이 4월 30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유콘'함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한화오션 제공
미국 조선업의 몰락은 미국산 선박 가격이 아시아산보다 5배나 비싸고, 선박 인도 기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화오션이 지난해 6월 1억달러(1373억원)로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남쪽의 필리(Philly) 조선소의 전 소유주가 맺은 존스법 준수 컨테이너선 3척을 건조하는 데 1척당 약 3억3000만달러(4531억원)의 비용이 드는 반면, 아시아에서 비슷한 크기의 선박을 건조할 경우 비용은 약 7000만달러(961억원)라고 선박금융 자문사인 캐벌리어해운의 제임스 라이트번 창업자가 분석했다.

데이비드 김 한화·필리조선소 최고경영자(CEO)는 필리조선소에서 약 1년 6개월에 1척을 만드는 데 반해 한화오션에서는 1주일에 1척 정도를 건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9일 '미국의 해양 지배력 회복'이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우리는 선박 건조에 많은 돈을 쓸 것"이라며 "우리는 엄청(way) 엄청 엄청나게 뒤처져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4월 중국 선박에 불이익을 주고, 특정 상업용 선박을 미국에서 건조하도록 하는 새로운 규칙을 제정했고, 공화·민주당 의원들은 미국 선원이 승선한 250척의 미국산 선박을 '전략적 상업용 함대'로 운영하도록 해운사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국방부 장관이 이 선박에 보급 임무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은 외국 선원보다 고비용인 미국 선원 고용에 대해서도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고비용 조선업체에 무한한 보조금을 제공할 것이라며 중국의 지배력에 대응하는 더 나은 방법은 미국의 동맹국이자 검증된 조선업 강국인 한국·일본산으로 전략 함대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고 NYT는 전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김 CEO는 조선소에 새로운 선박 주문이 꾸준히 들어와야 하고, 연방 정부는 미국 건조 선박에 보조금을 지불하는 반면, 미국 항구에 기항하는 해운사가 외국 선박을 사용할 경우 불이익을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CEO는 선박뿐만 아니라 많은 제품을 미국에서 제조하는 비용이 많이 든다며 선박 건조를 다른 나라에서 외주하는 것이 미국 생산의 위축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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