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풍수해 대책’ 가동…전국 최초 ‘반지하 침수경보시설’ 도입

10월까지 '풍수해 안전대책본부' 24시간 운영
오세훈 "재난은 준비한 만큼 막을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청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2025년 풍수해 안전대책 추진현황 보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밤에도 식지 않는 열대야, 짧은 시간에 쏟아지는 극한 호우, 계속되는 폭염. 기후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집중호우 등 위험 기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오는 15일부터 10월까지 '풍수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24시간 운영하고, 좁은 골목까지 침수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신기술을 도입한다.

시는 여름철 기후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런 내용의 '2025 풍수해 안전대책'을 12일 발표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 기획상황실에서 '2025년 풍수해 안전대책 추진 현황 보고회'를 열고 분야별 풍수해 대비 상황을 종합 점검했다.

시는 올해 △위험도 높은 저지대·재해우려지역 집중관리 △골목 침수 위험 감지 △호수·연못 등 수(水) 체계 개선을 통한 빗물그릇 확보 △수도권 기상청 및 경찰·군·소방과 공조 강화 등 분야별 종합 대책을 마련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청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2025년 풍수해 안전대책 추진현황 보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반지하 밀집 15개 골목길에 '침수경보' 신기술 도입
우선 반지하 주택이나 지하차도, 하천 산책로 등 비가 올 때 침수나 고립 위험이 있는 저지대를 집중 관리한다. 서울 전역에 설치된 강우량계와 도로수위계를 활용해 저지대 침수우려지역의 실시간 수위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침수 위험을 예·경보한다.

특히 올해는 반지하 주택이 밀집한 관악·동작·영등포구 등 15개 골목길에 전국 최초로 '반지하 침수경보시설'을 시범 도입한다. 이는 수위 관측장비가 달린 레이더 센서가 실시간 수위를 감지해 경보해 주는 시스템으로, 침수 감시망을 좁은 골목 단위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침수예보가 발령되면 반지하 가구별로 지정된 '동행파트너'가 장애인·노인·아동 가구를 방문해 위험요인을 점검하고 대피를 돕는다.

침수 위험이 있는 지하차도 98곳도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해 차도면이 10cm 이상 침수되면 즉시 통제한다. 하천 산책로는 예비특보 단계부터 진출입 차단시설과 자동경보시설을 선제적으로 가동한다.

산사태 취약지역 492곳은 산림청 예측정보를 기반으로 상황판단회의를 거쳐 산사태 예·경보를 발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청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2025년 풍수해 안전대책 추진현황 보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빗물그릇' 총 12곳 확보…최대75만톤 저장
시는 집중호우가 내릴 때 빗물이 시내 하천으로 몰려 급격하게 수위가 상승하는 현상을 억제하고자 공원 연못과 호수에 빗물을 담는 '빗물그릇(자연형 저류지)' 기능을 도입해 침수 예방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 빗물그릇으로 운영 중인 서울대공원(청계저수지) 등 7곳에 5곳을 추가해 총 12곳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빗물 최대 75만7000톤을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수도권 기상청과 시 재난안전상황실간 일대일 소통이 가능한 전용 '핫라인'도 구축했다. 이달 말에는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풍수해 대비 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 훈련'을 실시해 다양한 피해 상황을 가정한 재난 대응 역량을 점검한다.

대규모 방재시설도 확충한다. 올해 안으로 강남역·도림천·광화문 일대에 집중호우 시 빗물을 저장했다 배수하는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착공에 들어간다.

오 시장은 "재난은 준비한 만큼 막을 수 있다. 여름을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는 이전보다 훨씬 철저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칸막이를 넘어서는 협업이다. 서울시와 자치구, 경찰청, 수도방위사령부, 기상청 등 모든 유관기관이 하나로 움직일 때 비로소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진짜 행정이 작동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