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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산불 위험 논밭두렁 태우는 관행 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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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이명남 기자

승인 : 2025. 05. 12. 10:54

정현구 무안부군수
정현구 무안군 부군수
정현구 무안군 부군수
2025년 봄, 올해 발생한 영남권 지역에서의 대형 산불을 보며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를 다시금 실감케 했다.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열흘 넘게 확산되었고 서울시 면적의 1.5배에 해당하는 약 10만4000ha가 소실되었다. 인명피해는 82명(사망 31명)에 달했으며, 주택 및 시설피해 7800여개, 국가유산 30여건이 피해를 입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재난이었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의 산불 예방 체계는 과거보다 크게 강화되었다. 산림청과 각 지자체가 드론 감시, 산불 감시원 배치, 영농부산물 파쇄 지원 등 다양한 예방활동을 실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불 발생 건수는 더 많아지고 있다.

올해 산림청이 발표한 '최근 10년간 산불 발생 통계'에 따르면 산불의 주요 원인은 입산자 실화(34%), 논밭두렁 소각(14%), 쓰레기 소각(13%) 등 약 60% 이상이 부주의에서 비롯됐다.

농민들이 논밭두렁을 태우는 관행은 해충을 줄이고 잡초를 제거하기 위함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되었지만 오히려 과학적 연구 결과는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2020~2021년 농촌진흥청과 농업기술원이 공동으로 수행한 곤충 종류 및 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논두렁에서 겨울을 나는 해충의 비율은 5~17%에 불과한 반면, 거미류·기생벌 등 이로운 곤충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에서는 논두렁 소각 이후 익충의 밀도가 최대 95.5%까지 급감했으며, 4주가 지나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벼 생육기 동안 해충의 밀도나 피해 발생 정도는 소각 여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무안군은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1월 24일부터 5월 15일까지의 봄철 산불 조심 기간 동안 소각 행위 금지구역을 확대 지정했다. 산림 인접 지역에서의 논밭두렁 소각 행위를 전면 금지하고 있으며, 방송과 문자 안내를 통해 주민들의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또 산림 인접지에서의 소각행위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 부과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병행하고 있다.

군민의 소중한 생명과 삶의 터전, 그리고 푸른 산림을 지키는 일, 그 출발점은 바로 불필요한 소각을 멈추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이명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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