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율 관세 시행 앞서 미리 출하한 조기 선적 효과"
미·중 무역갈등 격화로 中 성장 불확실성 커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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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관총서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4% 증가해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4.4%)를 크게 웃돈다. 앞서 1~2월 수출 증가율은 2.3%였다.
반면 수입은 4.3% 감소해 시장 전망치(-2.0%)보다 더 부진했다. 1~2월에도 8.4% 감소한 바 있어, 내수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수출 호조는 미국의 고율 관세 시행에 앞서 기업들이 미리 출하하는 조기 선적 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백악관은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145% 관세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125% 인상분에, 중국산 펜타닐 원료 유입을 문제 삼아 이미 부과된 20%가 더해진 결과다. 중국도 이에 맞서 미국산 제품에 최대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 간 무역 갈등은 격화하고 있다.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소속 경제 전문가인 쉬톈천은 "수출품 선적이 예상보다 훨씬 강하게 나타났다"며 "중국 기업들이 펜타닐 관련 20% 추가 관세는 아직 감내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일부 기업들이 동남아시아를 경유하는 우회 수출을 활용하고 있다는 신호도 감지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대미 관세 압박에 끝까지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외부 충격으로부터 경제를 방어하기 위한 추가 재정·통화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조만간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이 같은 미·중 무역 갈등이 양국 간 교역량을 최대 80%까지 줄이고, 세계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투자은행들도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중국의 202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5%에서 4.0%로 낮췄고, 씨티그룹도 4.7%에서 4.2%로 조정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5% 안팎'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수출은 여전히 중국 경제에서 몇 안 되는 긍정적인 지표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코로나19 이후 확실한 회복세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번 무역 갈등 여파는 농산물 수입에서도 감지된다. 3월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6.8% 급감했다.
한편, 중국의 3월 무역수지는 1026억 4000만 달러(146조 4878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2월의 1048억 달러에 비해 소폭 감소한 수준이지만,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같은 높은 무역흑자 규모는 무역적자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압박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