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막...트럼프, 중국 외 상호 관세 제외, 중국 집중
시진핑, 베트남·캄보디아·말레시이아 순방, 우군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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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막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에 대해 20%의 '펜타닐' 관세와 125%의 상호 관세 등 총 145%의 관세를 부과하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정부는 미국산에 대해 125%의 보복 관세로 맞대응해 무역전쟁 기본 골격을 형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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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막...트럼프, 중국 외 상호 관세 제외, 중국 집중...시진핑, 베트남·캄보디아·말레시이아 순방, 우군 확보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중국을 제외한 국가·지역에 대해 상호 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한다고 발표하면서 전선을 중국으로 한정한 데 대해, 중국은 4일부터 희토류의 수출을 중단했고, 시 주석은 14일부터 18일까지 미국의 고율 상호 관세 대상국이면서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캄보디아·말레이시아 순방에 나서는 상황을 제2막으로 규정할 수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 해소를 목표로 전 세계 대부분 국가·지역에 기본 관세 10%를 부과했고, 한국(25%)·일본(24%)·유럽연합(20%) 등 동맹국에 대한 상호 관세를 발표한 상황은 중국의 외교전이 주효할 가능성을 높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이 이틀 전 스마트폰과 메모리칩, 그리고 컴퓨터 및 관련 제품 총 20개를 상호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관세 예외가 아니라 이들 제품은 기존 20% 펜타닐 관세를 적용받고 있어 다른 관세 범주(bucket)로 옮기는 것"이라며 "다가오는 국가안보 관세 조사에서 반도체와 전자제품 공급망 전체를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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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도 이날 ABC뉴스 인터뷰에서 "그 제품들은 상호관세를 면제받지만, 아마 한두 달 내로 나올 반도체 관세에 포함된다"며 국가안보에 중요한 품목의 생산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기 위한 관세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앞서 25% 관세를 부과한 철강·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상호 관세와 중첩되지 않는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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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지난 4일 사마륨·가돌리늄·테르븀·디스프로슘·루테튬·스칸듐·이트륨 등 전량 중국에서 제련되는 6가지 중희토류 금속과 90%가 중국에서 생산되는 희토류 자석에 대한 수출 제한을 명령했다.
디스프로슘·테르븀 등은 전기자동차(EV)에 탑재되는 고성능 자석 등에 사용된다. 희토류 자체뿐만 아니라 합금·산화물·화합물 등도 제한 대상이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희토류 생산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으며, 제련·분리 분야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 카드는 스마트폰·전기차·미사일 등 무기·의료기기·광학기기·풍력발전 터빈 등 전 세계 주요 첨단 산업을 타격하면서 특히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중국 조사기관 '철합금재선(鐵合金在線)'을 인용해 2024년 중국산 희토류의 수입 비율은 일본(28%)·미국(25%)·네덜란드(12%)·대만(11%)·한국(4%)·기타(20%) 순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지난해 생산한 희토류 27만t 가운데 수입량이 13만t이고, 그 가운데 미국산이 41%로 제일 많았다. 이어 미얀마(34%)·말레이시아(12%)·라오스(8%)·베트남(3%)·기타(2%) 등이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로 맞대응할 경우 국내 생산을 늘리고 미국 외 다른 친중 국가들로부터의 수입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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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이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 순방에 나서는 것도 우군과의 협력을 강화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사용할 다양한 카드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의 2023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중국과의 교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39%·28%·25%로 10년 전 대비 16포인트·12포인트·5포인트 상승했으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
아울러 이들 국가에 대한 미국의 상호 관세율은 46%·49%·24%다. 특히 캄보디아와 베트남에 대한 상호 관세율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발표한 상호 관세 부과 대상 57개국·지역 가운데 1·2위이고, 말레시이아는 올해 아세안 의장국이다.
시 주석 등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 7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8~9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중앙주변공작회의'는 2013년 10월 열린 '주변외교공작좌담회'를 격상시켜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일본·한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