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단독]승진도 줄 서야…경찰, 시험승진 축소에 ‘승포자’ 우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1.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409010005201

글자크기

닫기

설소영 기자

승인 : 2025. 04. 09. 15:29

경찰, 내년 7대3 수준 심사승진 비율 확대하기로
일선 경찰들 "상급자 따라 승진 여부 좌우" 토로
경찰청(박성일 기자)(2)
경찰청. /박성일 기자
경찰이 인사에서 심사승진의 비율을 대폭 확대하고, 시험승진은 축소하면서 이른바 '승포자(승진포기자)'가 늘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상급자의 평정에 따라 승진 여부가 좌우되는 심사승진 때문에 무리한 '줄서기'나 인사비리가 만연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9일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경정 이하 승진 대상자 6255명 중 심사승진 인원은 3764명(60.17%)에 달했다. 최근 4년간 연도별 심사승진 비율은 △2021년 50.8%(4569명) △2022년 51.3%(4168명) △2023년 50.5%(5144명) △2024년 51.2%(2752명) 수준으로 5대5 수준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경찰은 올해부터는 심사승진 중심 체제로 전환했다. 심사승진과 시험승진 비율을 6대4로 조정했다. 경찰은 내년부터는 이 비율을 7대3 수준까지 확대한다.

경찰이 심사 비율을 높인 배경에는 그간 시험승진을 둘러싼 내부 논란이 많았기 때문이다. 매년 초 시험승진이 치러지는 시기마다 시험 준비로 인한 연말 치안공백 우려가 제기돼 왔고, 일부 경찰관들이 시험 공부에 집중하면서 업무능력 문제도 함께 불거졌다. 격무 부서 기피 현상까지 이어지며 조직 운영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경찰 내부에선 시험 승진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올해 심사승진 중심으로 체제를 전환했다. 그러나 경찰 내부에선 시험승진이 어려워지면서 승진을 포기하는 등 또 다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심사승진 비율이 높아지면서 주변에서도 승진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고, (승진을 위한) 비리가 만연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도 "예전엔 '시험이라도 준비해보자'는 희망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막힌 느낌"이라며 "상사가 어떤 사람인지, 상사가 내 근무 태도를 어떻게 보는지가 승진의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토로했다. 이와 함게 상급자의 평정권에 따라 승진 여부가 좌우되다 보니, 눈에 띄기 위한 줄서기나 비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청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승진 인사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평정·추천권 및 승진 심사 관할을 분리해 상호 견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시행했다"며 "앞으로도 역량·성과 중심의 공정한 인사시스템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설소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