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美 제품에 34% 관세 부과
양국 정면충돌, 격랑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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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중국이 주춤할 까닭이 없다. 즉각 대응에 나서 4일 미국산 제품에 34%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도 내렸다. 미국 군수 기업 16곳에 대한 이중용도, 즉 군수용으로도 민간용으로도 쓸 수 있는 물품의 수출 금지 등 역시 단행했다. 이제 정면충돌은 진짜 불가피하게 됐다.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도 대단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세계 증시가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의 S&P500 지수가 이틀 사이에 10% 넘게 폭락했다면 더 이상 설명은 사족이라고 해야 한다. 공중분해된 뉴욕 증시의 시가총액만 6조6000억 달러(9642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제 유가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고 할 수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가 배럴당 61.99 달러로 전장 대비 7.4%나 급락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인 지난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관세 및 무역전쟁의 발발로 안전 자산 수요가 커졌음에도 국제 금값 역시 급락하고 있다.
미국이라고 상황이 좋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1%P 떨어진 마이너스 0.3%로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베이징의 국제 경제 소식통들이 "미국이 자신의 눈을 스스로 작심하고 찔렀다"고 상황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듯하다.
당하는 입장인 중국은 더욱 심각하다. 경제성장률이 반토막 날 것이라는 전망에서부터 GDP(국내총생산) 10% 축소설까지 비관적 관측이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이 향후 내수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노력마저 잊힐 만하면 나타나는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하 물가 하락) 조짐으로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 당국의 한숨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