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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경영’ 효성 DNA… 조현준, 화학·중공업 혁신으로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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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슬 기자

승인 : 2025. 03. 30. 17:07

조석래 명예회장 1주기 추모식
"父 뜻 이어받아 위기를 기회로"
화학사업 재편·초고압변압기 '힘'
조현준 효성 회장(왼쪽 두 번째) 및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왼쪽 네 번째)이 29일 고 조석래 명예회장 1주기 추모식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제공=효성그룹
'국내 섬유계의 별'이라 불린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타계한 지 1년. 조현준 효성 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그룹 임직원들과 1주기 추모식을 치렀다. 조 회장은 최근의 불안정한 경영환경 속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드러내면도, 부친의 뜻을 이어받아 회사를 재도약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 2개 지주사 체제를 시장에 무사히 안착시킨 조 회장과 조 부회장 두 형제는 소재, 중공업 등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성장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당장 조 회장은 위기에 놓인 화학사업을 되살리는 한편, 그룹 주축으로 자리 잡은 전력기기 사업을 확대하는 등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30일 효성그룹은 지난 29일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1주기 추모식을 치렀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 효성 본사 강당에서 40여 분간 진행된 추모식에는 장남 조현준 효성 회장, 삼남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 유가족과 임원, 내빈 등이 참석했다. 고인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추모식은 약력 소개, 추모사 낭독, 고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 상영, 헌화 등 순서로 이어졌다.

조 회장은 "아버지께서는 '위기는 언제든 닥쳐오고 그러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항상 말씀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동안 국내외적으로 너무나 많은 일이 있었고, 불확실성은 날로 커져만 갔다"면서 "이러한 끝없는 격랑 속에서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아야 할 때 아버지의 빈자리가 뼈에 사무치게 깊어진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효성을 미래를 준비하는 회사,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회사, 글로벌 정세에 민첩하게 움직이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백년효성을 차돌같이 단단한 회사, 어떤 위기에도 생존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기술 또 기술"… 글로벌기업으로 성장 발판

지난해 3월 29일 89세의 나이로 별세한 조 명예회장은 1982년부터 2017년까지 35년간 그룹을 이끌었다. 조 명예회장은 생전 뚝심의 '기술중심경영'으로 효성을 세계 선두의 소재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일찌감치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격이 아닌 품질로 승부해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기술경영을 강조했다.

특히 조 명예회장은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중 처음 기술연구소를 세워 원천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조 명예회장의 독려 아래 효성은 1992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네 번째로 '스판덱스'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효성의 스판덱스는 2010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처음 등극한 이후 지금까지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1년에는 철을 대체하는 미래 신소재 '탄소섬유'를 국내 최초로, 2013년에는 혁신적인 고분자 신소재 '폴리케톤'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조 명예회장은 중국과 베트남 시장의 성장을 예견해 과감한 시장 진출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조 명예회장은 재계 큰 어른으로서 한국경제의 성장을 직접 챙겼다. 2007∼2011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았으며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 한일경제협회장 등을 역임해 '민간외교관'으로 불렸다. 부친의 활동을 이어받은 조현상 HS효성 부회장도 현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업자문위원회(ABAC) 의장을 맡는 등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민간 외교 행보에 나서고 있다.

◇불확실성 속 재편 속도… 조현준, 중공업 업고 화학 살리기 돌입

2017년 아버지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조현준 회장 앞에 놓여있는 현재의 대외환경은 순탄치 않다. 그중에서도 장기간 부진을 겪고 있는 화학사업의 재편을 우선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그룹 주도로 효성화학의 일부 사업부문을 떼내 타 계열사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회사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효성티앤씨는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를, 최근 지주사인 효성은 효성화학 온산 탱크터미널 사업부를 가져오는 결정을 연달아 내렸다. 이로써 그룹에서 효성화학으로 투입하는 금액만 1조원이 넘는다.

여기에 든든한 효자로 거듭난 효성중공업을 꾸준히 키우는 것도 조 회장의 최대 과제로 여겨진다. 역대급 전력기기 호황 덕분에 효성중공업은 2022년 1432억원, 2023년 2578억원, 2024년 3625억원의 이익을 내며 매년 고공성장 중이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올해 효성중공업 사내이사로 나서며 국내외 초고압 변압기 생산공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스판덱스 사업을 맡고 있는 효성티앤씨는 점차 제품 판매량 회복으로 경영환경이 나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스판덱스는 그룹 모태 격 사업인 만큼 친환경 추세에 소재를 업그레이드,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동시에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HS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타이어코드, 탄소섬유, 아라미드에 이르기까지 첨단소재에 공들이고 있다.
김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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