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35세의 저주가 中 경제 발목, 극복해야 G1 희망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1.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320010010817

글자크기

닫기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3. 20. 13:30

中 경제 10년 후 美 추월 전망
노동자들은 35세 퇴출이 공식
극복해야 미래 경제 희망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중국 경제가 수년 전부터 노동 시장의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된 이른바 '35세의 저주'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만약 극복하지 못하면 미래가 상당히 어둡다고 단언해도 괜찮을 것 같다. 더불어 2035년 미국을 제치고 G1이 되려는 꿈도 이루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clip20250320132746
중국 경제가 '35세의 저주'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웅변해주는 한 매체의 만평. 중국 당국이 슬기롭게 타개하지 못할 경우 국가적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징지르바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경제는 현재 꽤 어려운 처지에 내몰려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장기적인 내수 부진에 시달리면서도 미국과의 무역 및 관세전쟁을 치르고 있는 현실을 상기하면 분명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외견적으로는 매년 4∼5%씩 꾸준히 성장해가는 것도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수년 전 늦어도 15년여 후에는 경제 총량에서 미국을 추월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은 나름 다 이유가 있었다. 중국 경제가 당장은 어려움에 직면하고는 있으나 나름 희망적이라는 얘기가 될 듯하다.

그러나 자세하게 각론으로 들어가면 얘기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 더 심하게 말할 경우 끔찍하다고 단언해도 좋다. 경제 각 분야에 10년 후 따라잡을 미국과 비교하기가 민망한 구석이 하나둘이 아니다. 굳이 월 1000 위안(元·20만2000 원) 밖에 벌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전국에 6억 명이나 된다는 리커창(李克强) 전 총리의 말을 상기할 필요도 없다. 최근 MZ 세대에서 단연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35세의 저주' 또는 '35세의 규칙'이라는 유행어만 음미해봐도 좋다. 중국 경제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35세의 저주'가 의미하는 것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중국의 상당수 노동자들이 이 나이를 기점으로 직장에서 내몰리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실제로도 전국의 거의 모든 기업이나 노동 현장에서는 이 현상이 진짜 일상이 돼 있다. 분위기로 볼 때 당분간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단언해도 좋다.

문제는 이처럼 젊은 노동자들이 '35세의 저주'의 덫에 걸리는 경우 결혼과 출산 등에도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설사 해고되지는 않았더라도 결혼과 출산 경험이 없는 케이스들을 '35세의 저주'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베이징의 한 작은 ICT(정보통신기술) 업체에서 5년 째 일한다는 40대 초반의 량가오레이(梁高磊) 씨가 "나는 5년 전까지만 해도 꽤 큰 기업에 다녔다. 그러나 35세를 전후해 잘렸다. 규모가 작은 이 회사도 겨우 입사했다. 당연히 임금은 반토막이 났다. 결혼과 출산은 엄두도 못 낸다"면서 한숨을 내쉬는 것은 확실히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35세의 저주'가 고착화될 경우의 부작용은 상당히 심각할 수밖에 없다. 노동 시장의 왜곡이 심해질 뿐 아니라 전체 국가 경쟁력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 현상 역시 순조롭게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한마디로 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하기 어렵게 된다. G1이라는 중국 당국이 목표도 궁극적으로는 요원해질 수 있다. 중국이 지금이라도 '35세의 저주'를 깨부수고자 하는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가 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