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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꽃 안피는데 구제역까지… 전국 지자체 봄축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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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항 기자

승인 : 2025. 03. 18. 17:26

전남 등 축제 일정 잇따라 연기
먼저 열린 곳도 추위·강풍에 엉망
산림청 “올해 개화 3월 중~4월 초”
전국 곳곳에 폭설이 내린 18일 전남 구례군 산동면 일대에 활짝 핀 산수유꽃 위로 눈이 쌓여 있다. 구례산수유꽃축제는 오는 23일까지 개최된다. /구례군
3월 폭설 등 기후변화와 구제역 확산 여파로 전국 지자체의 봄 축제 일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개화 시기가 늦어지며 다수의 지자체가 축제 일정 연기를 밝힌 상태다.

그중에서도 전남은 도내 8개 지역에 구제역이 번지며 위기가 겹쳤다. 13일 첫 구제역이 발생한 영암군은 오는 29일 개최 예정이던 왕인문화축제를 5월 초로 미뤘다. 무안군도 3월 28일부터 29일까지 계획한 ‘운남 돈·세·고놀자’ 축제를 다음달 19일부터 30일까지로 연기했다. 무안군은 “백신 접종 후 안정화 기간까지 행사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8일 구제역이 발생한 전남 영암군 한 한우농장 앞에서 방역 당국 관계자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
이달 말 개최 예정이던 신안 섬 수선화 축제도 개화 시기가 늦춰지면서 4월로 일정이 바뀌었다. 이달 진행을 앞둔 해남 달마고도 힐링축제와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도 일정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례 산수유꽃축제는 작년보다 일주일가량 늦춰 지난 15일부터 행사를 시작, 23일까지 진행한다.

다른 지역도 기후변화의 여파는 비슷하다. 충북 옥천군은 향수 유채꽃 축제를 5월 이후 다른 축제와 함께 동시에 여는 것을 검토 중이다. 2월 한파에 유채밭이 냉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삼척 맹방유채꽃 축제도 비슷한 이유로 일정을 4월로 미뤘다. 벚꽃 축제로 유명한 경남 진해시 군항제도 당초 일정보다 늦춰, 이달 29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행사를 연다. 비교적 따뜻한 지역인 제주 전농로, 애월읍의 왕벚꽃축제도 이달 28~30일 진행된다.

앞서 3월 한파, 폭설이 이어지며 이달 초 지역축제를 진행한 지자체들은 쓴맛을 봤다. 전남 광양에서 열린 매화축제는 개화율이 30%에 그쳐, 지난해에 비해 방문객이 24%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들불축제는 달집태우기를 디지털 불꽃, 미디어 아트 행사로 대체했음에도 강풍 때문에 2~3일차 행사가 전면 취소됐다. 경남 양산의 원동매화축제는 매화 꽃이 피지 않아 나뭇가지에 전구를 설치해 개화를 연출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18일 전북 임실군 덕치면 구담마을에 핀 홍매화에 봄을 시샘하는 눈이 쌓여 있다. /제공=임실군
예년보다 길어진 추위에, 산림청은 올해 봄꽃 개화 시기가 작년보다 다소 늦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산림청이 발표한 ‘2025년 봄철 꽃나무 개화 예측지도’에 따르면 올해 꽃나무 개화는 3월 중순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부지방을 거쳐 4월 초순까지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12월~올해 2월 평균기온은 영하 1.8도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도가량 낮다.

한편 3월 중순을 덮친 영하권 꽃샘추위는 하루 더 이어진다. 기상청은 목요일인 20일 이후부터 전국의 기온이 차차 오르며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김지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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