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칼럼] 서울의 자연과 시민, 상생의 무장애 숲길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1.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305010001250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5. 03. 06. 06:00

clip20250304180947
한봉호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2007년 우리나라에서 걷기 문화 붐이 일어나면서 전국적으로 걷는 숲길이 조성되고 있다. 지리산둘레길을 시작으로 제주도 올레, 북한산국립공원 둘레길 등 국립공원과 관광지, 섬, 도시외곽, 해변 등지에 둘레길, 숲길, 역사문화길, 해변길, 마실길이 조성됐다.

서울시는 2009년 5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내·외사산을 연결하는 순환코스를 정비하고 서울의 역사·문화·자연생태를 스토리로 엮어 국내·외 탐방객들이 느끼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숲길, 하천길, 마을길로 구성한 8개 코스, 157km의 서울둘레길을 조성했다. 또한 안산 자락길을 시작으로 둘레길 중에서 가파른 경사의 산길을 완만한 데크길로 조성해 보행약자를 비롯한 모든 이용객이 숲길을 걸으며 휴식을 취하고 자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무장애숲길 37개소, 69.3km(2024년 기준)를 조성했다. 서울시 무장애숲길은 시가지에서 서울둘레길까지 접근하는 경사지에 장애인과 노인 등 보행약자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걸어서 접근할 수 있도록 유니버셜 디자인이 적용됐으며, 경사 8% 이하 목재데크와 안전 난간으로 이루어졌다.

미국과 유럽 등에 목재데크로 조성된 무장애숲길은 주로 자연생태계 보존이 필요한 지역에 자연훼손을 방지하면서 이용하기 위한 시설로,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습지, 고산지대와 같이 희귀한 식물이 생육하는 지역, 국립공원 등에 조성하고 있다. 또한 일본 오사카 락쿠락쿠산책로 등 도시외곽에 있는 경사진 산림에 보행약자에게 자연관찰, 경관 감상 등 자연을 체험할 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시설로 조성되고 있다. 서울의 무장애숲길은 시민들이 외곽 산림의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사례라 할 수 있다.

특히나 무장애숲길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시민 건강증진과 문화활동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등 지구환경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준다. 무장애숲길의 가치와 효과를 살펴보면, 시민 이용 및 건강 증진, 환경보전,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검증됐다.

걷기 운동을 통해 혈압을 낮춰주는 효과와 숲 치유 효과 등 아토피피부염, 천식 등 환경성 질환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심리 치유면에서는 자아 존중감 향상, 부정감정 감소, 스트레스, 우울감 감소 등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외할동 증가로 인해 인터넷 중독 완화 효과, 부부, 친구, 연인 등의 대화 증가로 사회적 관계가 개선되는 효과또한 얻을 수 있다.

환경보전 효과 측면에서는 생태계 보전 효과로 이용 집중화, 샛길 차단 등으로 녹지면적 증가와 파편화 감소를 확인했다. 탐방로 주변 훼손지를 조경수식재지 및 자연식생으로 복원하며, 숲길 주변에 야생조류, 포유류 등 야생생물 서식이 확인돼 생물서식기능이 강화되는 효과도 나타났다.

아울러 무장애숲길을 이용하는 시민이 증가하면서 접근과정에서 지역 상업시설을 이용해 식당, 카페, 마트 등의 소득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 숫자도 증가하고 있어 지역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자연 접근이 양호해지면서 숲세권에서 살고자 하는 욕구가 증가해 부동산 가격도 상승하는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 무장애숲길 조성은 최초 보행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 측면에서 자연을 즐기는 기회 제공으로 시작된 사업이었으나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가 중요한 이슈가 되면서 보행약자 자연체험 기회 제공, 시민 건강 증진, 환경보전,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가 무장애숲길을 통해 누구나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