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산모 10명 중 7명 ‘우울’…산후 정신 건강 대책 시급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1.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219010010311

글자크기

닫기

김민환 기자

승인 : 2025. 02. 19. 16:29

산후 우울증 방치되는 현실
국가 차원 대책 마련 시급
“산후 정신 건강 검진 의무화 필요”
0003418769_001_20250205150016357
한 대학병원 신생아실 모습./연합
출산 후 많은 산모들이 신체적 회복뿐만 아니라 정신적 어려움까지 겪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19일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24년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산모 10명 중 7명(68.5%)이 출산 후 우울감을 경험했고, 평균 지속 기간은 187.5일에 달했다.

그러나 실제로 산후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례는 6.8%에 불과해 상당수의 산모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모들이 출산 후 겪는 정신적 어려움은 수면 부족, 신체적 통증, 호르몬 변화, 육아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에서 비롯된다. 이번 조사에서도 수면 부족(67.5%), 상처 부위 통증(41.0%), 유두 통증(35.4%), 우울감(20.0%)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났으며, 배우자의 육아휴직 및 가사 참여 부족, 경제적 부담 등도 우울감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현재 한국에서는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산모 정신 건강 지원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책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반면 해외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이 마련돼 있다. 미국은 출산 후 12개월 동안 산모의 정신 건강 검진을 의무화하고, 정신 건강 상담 및 치료 비용을 지원하는 법안을 운영 중이다. 일본 역시 지역 보건소를 중심으로 산모 정신 건강 검진을 정례화하고 조기 개입을 통해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이러한 해외 사례를 참고해 국가 차원의 산후 정신 건강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A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산후 우울증은 단순한 감정 기복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며 "출산 후 정신 건강 검진을 의무화하고, 의료보험을 적용해 심리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우자 참여가 중요한 만큼, 배우자 육아휴직 확대와 가정 내 역할 분담을 위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산후 정신 건강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현재 일부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산모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정신 건강 검진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김민환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