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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대오 박사의 세상 읽기] 나는 네가 지난여름 무엇을 했는지 다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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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2. 0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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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대오 (전 세계일보 편집인·주필·회장)
악마는 누구를 가장 두려워할까? 던지는 화두가 좀 무겁다면 순화해서 죄를 지은 사람 곧 범인(犯人)은 누굴 가장 두려워할까? 정답은 범인의 정체(正體)를 아는 사람이다. 자기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범인은 전 인류 70억을 앞에 놓고도 당당하게 고개를 쳐들고 활보한다. 그러나 만일 70억 가운데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다면 그때부터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범인은 자기의 정체를 알아버린 그 사람을 속이기 위해 온갖 위장술로 알리바이를 만들어 내기에 필사적이 된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거꾸로 범인은 자기의 정체를 알고 있는 그 사람을 없애버리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온갖 음해와 터무니없는 중상모략을 동원한다.

그런데 대개의 경우 범인은 자신을 감추는 궤계(詭計)가 능숙하다. 카멜레온처럼 변장술로 주변을 속인다. 그렇게 살아남는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범인의 지문과 혈흔 족적은 자기의 손발을 묶고 숨통을 조이게 한다. 시간차는 있지만 꼼짝없이 검거되고 마는 것이다. 요즘 대한민국은 계엄과 탄핵정국으로 전 국민이 불철주야 범인 찾기 게임에 흠뻑 빠진 감이 든다. 전통을 자랑하는 이른바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불신으로 쾌속 성장한 SNS와 유튜버들 덕분에 일반 국민들이 불법이냐 위법이냐 비법이냐 합법이냐를 요즘처럼 따지며 공부해 본 적이 없을 것이다. 정치(정당과 국회) 쪽에도, 선관위에도, 헌재에도, 언론에도 범인은 있다. 또 그 각각의 대척점에는 그 범인들의 정체를 알아차렸거나 알아내려는 일반 국민들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쫓고 쫓기는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가상의 세계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리얼한 일상의 현실 현장에서 보고 듣고 체험하며 흥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말에는 경향 각지에서 수십 수백만이 거리와 광장으로 몰려나와 계엄과 탄핵을 대주제로 범인의 정체를 추적하는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관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현장과 유튜브 보도에서 최대의 화제가 되고 있는 말이 있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이제 우리 국민들이 다 알아버렸다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말은 "그래서 이번 윤대통령의 비상계엄령은 비상계몽령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선관위를 비판했는데 왜 민주당이 고발자로 설칩니까?" 등이다. 최대의 인파를 몰고 다니는 한국사 일타강사 전한길씨가 피를 토하듯 외치고 있는 절규다. 불법과 비리로 범죄를 저지르는 국회와 정당, 선관위, 검찰과 법원, 헌재 및 기성언론의 정체가 이제 국민 앞에 다 드러나고 있다는 선언이다. 이런 범법 비리자들은 이제 자기들의 정체를 알기 시작한 일반 국민들과 깨어나는 청년들이 두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이자들은 진을 치고 죽기 살기로 자기들의 범죄와 비법을 감추면서 진실과 팩트를 가리기 위해 '카톡검열'과 '민주파출소' 소동을 일으키며 일반 국민들의 손묶기, 입틀막, 귀마개에 무뇌충으로 살아라? 얼마나 두려우면 이런 짓까지 해야 할까.

이제 조금 장면을 바꾸어서 얘기를 계속해 보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의 김칫국 마시는 얘기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취임식에 한 사람도 공식 초대를 받지 못하고 이를 지켜만 보던 민주당은 지나는 소도 웃을 '한미동맹 지지결의안'을 발의했다. 그것도 172명 소속의원 중 절반에도 못 미친 82명만 서명했다. 지난해 12월 3일 1차 탄핵소추안 결론에는 '소위 가치외교라는 미명하에 지정학적 균형을 도외시한 채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적대시하고, 일본 중심의 기이한 외교정책을 고집하며'라고 적시했다. 그러다가 12월 14일 2차 소추안에서는 이 문구를 삭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한미일 동맹강화 외교노선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저들의 친북 친중 친러 정체가 드러나자 황급히 이를 감추려 했지만, 이미 쏟아진 물통이 된 것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태생적으로 반미 반일 종북 친중 친러임이 다 드러나 있다. 대표적인 발언은 2021년 7월 2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로 경북 안동에 있는 이육사 기념관에서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 정부수립 단계와 달라서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서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지 않는가.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되지 못했으니 나라를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새로 출발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피력했다. NL계인 경기동부연합의 이석기 후계자 양경수가 위원장으로 있는 민노총은 강력한 이재명의 정치적 후원 세력으로 때만 되면 '남조선 점령군' 주한미군은 양키고홈 하라고 힘주어 외친다. 이재명은 이에 "선대들, 우리 북한의 김정일, 또 김일성 주석의 노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애써야 할 것"이라고 추임새를 넣는다. 종북세력의 반일선동은 윤미향의 위안부 팔이처럼 워낙 일상적인 것이라 예를 들것도 없다. '자위대 군홧발' 선동과 '죽창가'를 부르며 한일관계를 파탄내는 것이 북한의 환심을 사는 길임을 너무 잘 안다. 이재명은 이화영을 시켜 쌍방울이 북한에 800만불의 현찰을 전달한 대북송금 사건의 재판을 앞에 두고 있다.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에 위반된다. 지난 총선 기간 중국대사 관저를 찾아가서 15분간 싱하이밍 대사의 연설을 조신하게 경청하고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중국에도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고 발언하여 중국 당국의 여러 매체로부터 큰 호응과 칭찬을 받았다. 러시아가 약소국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상황에서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하했다.

요즘 연신 트럼프에 굽실거리며 민주당을 실용주의 우클릭으로 변색시키고 있는 이재명을 보노라면, 2021년 12월 대선후보였던 이재명이 "존경하는 박근혜라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고 한 발언이 계속 생각난다. 트럼프를 노벨평화상에 추천했다는 박선원 의원 얘기가 장안의 화제다. '이재명 대통령'을 위한 갸륵한 뇌물공세(?)에 이어 미국 포린 폴리시 홈페이지에 "트럼프에게 더 나은 외교동맹은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일 수 있다"는 민주당 측 변호사의 셀프 기고문까지 실었다. 눈물겨운 각설이 타령이다. 그러려면 이재명의 차별금지법 지지, 성소수자 30% 의무채용, 성평등교육 실행방침도 "인간에는 남녀 두 가지 성(性)밖에 없다"고 선언한 트럼프에게 어떻게 뒤집어 아뢸지도 연구해야 할 것이다. 이번 비상계엄 아니 '비상계몽령' 덕분에 많은 국민들이 정신이 맑아지고 눈이 밝아져서 대한민국을 망치려는 범인들의 정체를 훨씬 더 잘 알아보게 되었다.

이런 현상은 미국 대통령 트럼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 바쁘고 복잡한 취임식 행사 도중 주한 미 장병들과 영상통화를 5분간이나 했다. "거기 한국 상황은 어떤가?" "거기에 상당히 나쁜 의도를 가진 자가 있는데 그 친구는 어떡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이 '상당히 나쁜 의도를 가진 자'가 누구일까? 김정은? 아니면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으로 내몰고 자기 범죄를 덮어버리려고 몸부림치는 자?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는 트럼프는 "나는 자네가 지난여름 무슨 짓을 했는지 다 알고 있다"고 되뇌게 될 것이다. 세계는 넓지만 죄를 범한 자들에게는 좁디좁은 시절이다.

※본란의 기고는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손대오 (전 세계일보 편집인·주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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