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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일으킨 멕시코 니어쇼어링 열풍, 트럼프가 잠재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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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4. 11. 28. 11:07

테슬라 멕시코공장 설립 취소설 등 비관론 잇따라
셰인바움 "美 관세 부과시 우리도 관세로 맞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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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27일 정례 기자회견에 앞서 기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멕시코 대통령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그간 멕시코 경제에 활력소 역할을 한 '니어쇼어링(최종 소비시장 인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 열풍이 지속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는 짭짤한 반사이익을 챙겨왔다.

26일(현지시간) 멕시코의 경제전문지 엘피난시에로에 따르면 멕시코는 3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 32억1700만 달러를 유치했다. 2분기에 기록한 56억2900만 달러와 비교하면 투자유치 총액은 40% 감소했다. 미국 공화당이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를 대선후보로 추대한 것을 전후로 외국인투자 심리가 주춤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멕시코의 FDI 총액은 360억5800만 달러로 2015년 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가 빗발친 데는 니어쇼어링 효과가 컸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패권 경쟁이 격화되자 중국에 생산거점을 뒀던 기업들이 멕시코로 이전하면서다. 멕시코 포브스는 "아시아와 유럽 기업들이 멕시코로 생산거점을 옮기거나 또는 생산능력을 확충하면서 니어쇼어링 효과가 가시화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앞서 지난 6월 멕시코 재무부는 "1~5월 외국기업이 발표한 대(對)멕시코 니어쇼어링 투자계획은 총 127건, 투자 규모는 391억57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예고한 트럼프의 등장으로 멕시코는 변수를 만났다. 특히 트럼프가 취임하면 첫 행정명령으로 멕시코와 캐나다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니어쇼어링 열풍이 계속될 것인지를 두고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더 이상 니어쇼어링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제기된다. 2025년 생산 개시를 목표로 잡고 멕시코에 공장설립을 확정했던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투자계획을 보류하는 등 니어쇼어링에 대한 부정적 효과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멕시코에선 "트럼프의 당선으로 테슬라가 멕시코에 공장을 세우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고 한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 재협상을 추진하고 나설 경우 니어쇼어링은 침몰할 것이라는 극단적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멕시코와 미국 간 통상 마찰과 갈등은 경제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서) 하나의 관세가 나오면 (멕시코에서도) 그에 대응하는 또 다른 관세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25% 관세를 꼬집어 언급하진 않았지만 관세엔 관세로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암시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우리의 공통된 기업들을 위기에 처하게 하기까지 이런 식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말도 했다. 관세 맞대응을 무한대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마약과 불법이민을 방치하고 있다는 이유로 멕시코와 캐나다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셰인바움 대통령은 "마약과 불법이민은 협박과 관세로 대응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협력과 상호 이해로 풀어가야 할 도전적 현안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멕시코에 니어쇼어링 열풍을 일으킨 건 중국을 때리기 시작한 트럼프 1기 행정부였다"며 "역설적으로 바로 그 트럼프가 멕시코의 니어쇼어링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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