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英 해로즈 소유 억만장자, 생전 여직원들 성폭행 혐의 기소 또 모면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1.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923010012279

글자크기

닫기

김현민 기자

승인 : 2024. 09. 23. 11:50

BBC, 故 모하메드 알파예드 다큐 방영
방송 후 알파예드 생전 성폭력 제보 빗발
Al-Fayed Sex Abuse <YONHAP NO-6818> (AP)
이집트 사업가 모하메드 알파예드(가운데)가 2016년 6월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호텔 직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지난해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이집트의 억만장자 모하메드 알파예드가 생전 자신이 운영하던 기업의 직원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고도 기소를 면했다.

22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는 영국 왕립검찰청(CPS)이 알파예드의 성범죄 혐의에 대해 두 번째의 기소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CPS는 2009년과 2015년 여러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 등을 저지른 혐의로 알파예드에 대한 기소를 검토했으나 유죄 판결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해당 건을 종결했다.

BBC는 5명의 여성이 알파예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알파예드: 해로즈의 포식자'를 지난 21일 방영했다. 이를 계기로 알파예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의 제보가 이어졌다.
해당 다큐멘터리가 방영되기 전날인 20일에는 여성 37명을 대리하는 변호인단이 기자회견을 열어 알파예드가 여성 직원들을 통제했다고 폭로했다. 해당 프로그램 방영 후에는 관련 제보를 150건 넘게 받았다고 밝혔다.

BRITAIN-HARRODS/AL FAYED <YONHAP NO-5300> (REUTERS)
글로리아 올레드 변호사가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BBC 다큐멘터리 '알파예드: 해로즈의 포식자'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해로즈 직원은 21일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명품 매장에 조력자들이 있었다며 그들에 관해 "알파예드만큼이나 죄가 있다"며 "그들은 단순한 방관자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해로즈 측은 성명을 통해 "학대 혐의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이는 어디서든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려 하는 한 개인의 행동이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전직 직원은 "해로즈가 성명에서 이것이 개인의 행동이라고 했지만 사실 여러 사람의 무책임한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 여성은 알파예드가 자신을 사무실로 초대해 찾아간 자리에서 그가 일자리를 제안하며 이마에 키스를 한 뒤 현금 300파운드(약 53만원)를 건네줬다고 했다. 또 손을 잡고 남자친구가 있는지 물었다고 했다.

또 이 여성은 "그가 '아니야. 넌 남자친구 없어. 내가 너의 남자친구야'라고 말했다"며 "그에게 키스당한 것은 끔찍했다"고 토로했다.

Britain Al-Fayed Harrods <YONHAP NO-6808> (AP)
모하메드 알파예드를 고소한 3명의 여성이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나이츠브리지의 켄트 하우스에서 기자회견 후 취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이 만남을 당시 남자 상사에게 말했지만 그 상사가 "그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라며 가볍게 넘겼다는 게 이 여성의 주장이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해로즈는 지난해부터 제기된 피해를 수습하기 위해 간접적인 책임을 인정했고 대부분 당사자와의 합의에 도달했다.

CPS 대변인은 "2009년과 2015년에 경찰이 제시한 증거 파일을 검토했다"며 "기소하기 위해서는 CPS가 유죄 판결의 현실적인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되는데 증거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그렇지 않다고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알파예드는 거리 음료 판매상 출신으로 자수성가해 해로즈 백화점, 리츠 파리 호텔의 소유주가 됐고 잉글랜드 프로축구클럽 풀햄 FC의 구단주를 지냈다. 그는 1997년 다이애나 영국 왕제자빈과 함께 교통사고로 사망한 도디 알파예드의 아버지다.
김현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