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레바논서 대만산 삐삐 이어 일본산 워키토키 폭발, 최소 20명 사망·450명 부상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1.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919010010219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09. 19. 07:23

레바논서 3000명 사상자 낸 삐삐 이어 워키토키 연쇄 폭발
최소 20명 사망·450명 부상
NYT "일본산 워키토키, 대만산 삐삐보다 더 많은 폭발물 투입 가능성"
이스라엘 국방장관 "전쟁의 새로운 장 시작"
ISRAEL-PALESTINIANS/HEZBOLLAH-SIDON
18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베이루트 교외에서 헤즈볼라가 사용하던 휴대용 무전기가 폭발한 후 한 상인이 시돈의 한 전자제품 매장에서 안전상의 이유로 배터리를 제거한 휴대용 무전기를 보여주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레바논 동부 베카밸리와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 등지에서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휴대용 무전기(워키토키)가 연쇄 폭발해 최소 20명이 숨지고 450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가 밝혔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사전에 투입한 폭발물 때문으로 보이는 대만산 무선호출기(삐삐) 약 3000대가 전날 오후 동시에 폭발해 최소 12명이 숨지고, 약 2750명이 다친 사건에 이어 이번엔 주로 헤즈볼라 대원들이 사용하는 휴대용 무전기가 공격 목표가 된 것이다.

◇ 레바논서 3000명 사상자 낸 삐삐 이어 워키토키 연쇄 폭발...최소 20명 사망·450명 부상

아울러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전투기가 이날 오전 헤즈볼라 대원 여러 명이 확인된 레바논 남부 제브바인의 건물을 공격했으며 할타·카프르 킬라·오다이세·차마에서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로켓 발사대와 기타 건물도 폭격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이 보도했다.
워키토키 폭발은 전날 숨진 헤즈볼라 전사 2명과 구급대원, 그리고 9세 어린이의 장례식에서도 터졌고, 장례식 참석자들은 그들의 휴대전화에서 배터리를 분리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헤즈볼라는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지난 2월 '이스라엘의 위치 추적과 표적 공격에 활용될 수 있다'며 휴대전화를 쓰지 말라고 경고한 이후 최근 몇 달간 통신보안을 위해 삐삐를 도입했고, 무전기도 5개월 전 삐삐와 비슷한 시기에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LEBANON EMERGENCY INCIDENTS
17일(현지시간) 레바논 전역에서 수천 대의 무선호출기가 폭발해 사망한 레바논인의 장례식이 18일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진행되고 있다./EPA·연합뉴스
◇ NYT "일본산 워키토키, 대만산 삐삐보다 크고 무거워, 더 많은 폭발물 투입 가능성"

NYT는 이날 폭발한 무전기가 일본 기업 아이콤(ICOM)이 제작, 송·수신이 가능한 워키토키 IC-V82 모델이라면서 헤즈볼라가 어디서 샀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이 무전기는 삐삐보다 더 크고 무겁고, 일부에서는 더 큰 화재를 일으켜 더 많은 폭발물이 투입돼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NYT는 분석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전날 헤즈볼라가 대만에 본사를 둔 골드 아폴로가 만든 호출기 AP924 모델 등 5000대를 주문했는데,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생산 단계에서 기기 내부에 코드를 수신하는 폭발성 물질이 들어있는 보드를 주입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NYT는 이스라엘이 대만산 무선호출기의 배터리 옆에 1∼2온스(28∼56g)의 폭발물과 함께 이를 원격으로 터뜨릴 수 있는 스위치도 함께 내장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골드 아폴로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기반한 'BAC 컨설팅 KFT'가 상표 사용권을 받아 기기들을 제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헝가리 정부는 BAC가 무역 중개회사일 뿐 자국 내 제조시설이 없다며 "문제의 기기들이 헝가리에 있었던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은 수년간 지속된 그림자 전쟁의 일환으로 이란과 시아파 무장단체에 대한 일련의 비밀 공격을 수행해 왔다.

이스라엘은 2020년 9월 이란의 핵무기 개발 계획을 주도한 과학자 출신 모흐센 파크리자데 국방부 차관을 인공위성으로 원격 제어한 픽업트럭 위 기관총으로 암살했다.

◇ 헤즈볼라·이란 "이스라엘의 테러"
이스라엘 국방장관 "전쟁의 새로운 장 시작...작전 무게 중심, 북쪽으로 이동"

헤즈볼라와 이란은 이번 사건을 이스라엘의 테러라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전과 같이 가자지구를 지원하는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는 화요일(17일) 레바논 국민을 학살한 적에 대한 가혹한 대응과는 별개다. 대가를 치르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란 정부 대변인 파테메 모하제라니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테러는 증오와 혐오를 불러일으킨다"며 "레바논 시민들을 죽고 다치게 만든 무선기기 폭발 사건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를 향해 군사작전 강도를 더 끌어올릴 것임을 시사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저녁 발표한 영상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에서 새로운 시기의 시작에 있다며 병력·자원·에너지 등 군사적 조치의 무게 중심을 헤즈볼라의 위협이 존재하는 북쪽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성명을 통해 "우리는 북부 주민들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