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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경협’ 됐다지만 어두운 과거 그림자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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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3. 09. 06. 16:24

정문경 아시아투데이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지난달 22일 임시총회를 열고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을 알렸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새 회장으로 선임하고 윤리헌장도 발표했다. 류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어두운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고 잘못된 고리는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환골탈태하겠다는 외침도 했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은 우여곡절 끝에 7년 만에 한경협에 사실상 재가입을 했다.

그러나 전경련의 부활을 두고 우려의 시선은 아직 깊다. 전경련은 '정경유착'의 아픈 과거를 안고 있다. 과거 군사정권에는 정부에 돈을 대는 '돈줄'이라고 인식됐고, 이후로도 대기업 회원사를 대상으로 돈을 모금하는 창구 역할을 했었다. 결국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 때 그 실체가 드러났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2017년 4대 그룹 계열사들은 전경련에서 탈퇴했다.

기존의 회원사들도, 여론도 이러한 어두운 과거를 기억하고 있다. 이들의 우려를 거두고 한경협이 앞으로 잘 나아가려면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정부와 기업이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국민경제에 도움을 줘야 하는 기본적인 역할을 넘어서 과거의 정경유착의 모습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협력은 좋지만, 유착 단계로 넘어가면 곤란하다. 유착은 정치권과 기업인간의 두터운 관계에서부터 시작된다. 모든 만남과 관계가 유착으로 흘러간다는 전제는 위험하지만, 그럼에도 서로의 교류의 방식에 있어서 유착이 형성되지 않기 위한 다양한 감시, 대책들이 필요해 보인다.

한경협이 정한 윤리헌장은 9개 항목인데, 그중에 '외부의 압력이나 부당한 영향을 단호히 배격하고 엄정하게 대처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정치인과 기업인 모두 투자 유치가 필요한 순간이나 규제를 피하기 위한 순간 등 다양한 상황에서 서로가 필요에 의해 관계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 과거처럼 전경련이 징검다리 역할을 해서는 안된다. 유착으로 인해 기업과 정치권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면 그것은 결국 국가 전체에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한경협의 새로운 모습을 위해 젊은 기업들을 회원사로 유치하여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경협의 자생력은 특정 회원사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는 데서 시작된다. IT, 엔터테인먼트 등 새로운 분야 기업을 적극 유치해 이미지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고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며는 단체로 거듭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한경협이 되길 바란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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