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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사찰 관람료 면제 ‘공짜 점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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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3. 06. 18. 11:34

단기간 늘어난 방문객...국비 지원 증가 예상
성숙한 시민의식 있어야 면제 정책 지속 가능
황의중 기자의눈
전국 65개 사찰의 국가지정문화재 관람료가 면제 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사찰을 찾지 않는 등산객은 원치 않는 돈을 낼 필요가 없어졌다. 사찰은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땅에 대해 재산권 행사를 제약 받게 됐지만 등산객의 원망을 살 일이 없어졌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관람료 대신 정부 예산(올해 책정 국비 419억원)이 투입됐다. 더구나 당국은 내년에는 올해보다 국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람료 면제 이후 사찰을 찾는 방문객이 증가해서다.

국립공원공단이 관람료 면제 사찰이 있는 국립공원 지구에서 탐방객을 집계한 결과 올해 5월 4일∼6월 8일 전남 장성군 백양사와 연결된 내장산국립공원 백양지구 입장객은 6만9208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입장객보다 1만4742명(27.1%) 늘었다. 이 기간 내장산국립공원 남창지구 입장객이 1만4646명에서 1만1618명으로 3028명(20.7%)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5월 4일∼6월 8일 속리산국립공원 법주사지구로 입장한 탐방객은 8만7203명으로 2022년 같은 기간보다 1만5907명(22.3%)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관람료 면제가 사찰 입장객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쓰레기 처리 비용, 주차시설 확보·도로 보수 등의 관리 비용 역시 지금보다 증가할 수밖에 없다. 벌써 사찰들은 방문객 증가에 따른 혼란을 우려하는 눈치다. 방문객들은 본인이 방문하는 순간만을 생각하지만 큰 사찰의 경우 많게는 한 달에 10만명 이상이 오간다. 사람이 버리고 간 쓰레기며 길목 청소까지 다 사찰 관계자의 몫이다. 사찰들은 현재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출가자가 줄고, 임금이 낮은 탓이다. 사찰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결국 관람료 면제 정책이 지속되기 위해선 방문객도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협조해야 한다. '공짜'라는 생각보다 후손들에게 물려줄 문화재로 생각하고 사찰을 방문했으면 한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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