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교보생명 놓고 신창재-FI 동상이몽…수출입銀 장부가액 기준되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1.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110010005366

글자크기

닫기

이선영 기자

승인 : 2025. 01. 13. 18:30

어피니티 보유지분 평가액 의견갈려
수은, 장부가액 1주당 31만원 산정
신창재 회장 5000억 추가 부담 고민
교보, 외부평가 기관 선정 추진 나서
KakaoTalk_20250113_163815465
'9840억원 vs 2조123억원.'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에 매긴 신창채 교보생명 회장과 어피니티 측의 가격 차이다. 신 회장과 교보생명의 재무적 투자자(FI)인 어피니티는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분쟁을 벌여왔다. 주당 가치를 얼마로 보느냐에 따라 지분가치가 무려 1조원이 넘는 격차를 보인다. 양 측의 분쟁이 장기화되는 이유도 이 금액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FI는 교보생명 지분을 매입하면서 교보생명이 기업공개(IPO)를 하지 못할 경우 풋옵션을 행사하는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는데, IPO가 불발되며 FI가 풋옵션을 행사하게 됐다. 어피니티 측은 주당 41만원(액면분할 전 기준)으로 풋옵션을 행사했지만, 신 회장 측은 주당 20만원 안팎이 적정가라고 주장하며 풋옵션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FI는 국제상업회의소(ICC)에 가격 산정 절차를 강제해 달라고 중재를 요청했고, ICC는 최근 신 회장이 외부기관을 선정해 공정시장가치(FMV)를 산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2차 중재 결과를 내놨다. 이에 신 회장은 FMV를 산출한 외부 기관 선정 작업에 나선 상태다. 별도로 중재판정 취소 등의 법적 절차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 측의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런 상황 속 교보생명 지분 5.85%를 들고 있는 수출입은행이 주목받고 있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인데다, 매년 외부 평가기관으로부터 교보생명의 장부가액을 평가해 왔기 때문이다.

수은이 평가해 온 장부가를 보면 신 회장 입장에선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은의 장부가액 기준으로는 FI 보유 지분(24%) 가치가 1조5000억원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FI의 지분을 사들여야 하는 신 회장 입장에서는 5000억원 이상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 회장 측 주장대로 교보생명 FMV가 평가될 경우 수은이 보유한 교보생명 장부가액도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다. 주요 주주인 수은이 이해관계에 얽힐 수 있어 신 회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이 공시한 교보생명 지분(5.85%)의 장부가액은 2023년 말 기준 3740억원이다. 교보생명의 주식을 1주당 31만1915원으로 평가한 셈이다. 이 기준으로 FI가 보유한 지분(24%) 가치를 평가하면 1조5346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동안 교보생명은 비상장사인 탓에 정확한 시장가치를 산출하기 어려웠다. 신 회장과 FI가 갈등을 지속해 온 것 역시 교보생명 주식 가치에 대한 평가가 달랐기 때문이었다.

어피니티 측이 교보생명 주식을 사들였던 금액은 주당 24만5000원이지만, 2018년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금액은 41만원이었다. 매입 가격보다 67%가량 높은 수준의 금액을 풋옵션 금액으로 제시했던 셈이다. 이 금액을 기준으로 어피니티 측이 보유한 교보생명의 지분가치는 2조123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신 회장 측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라며 풋옵션 행사를 거부했다. 신 회장은 주당 20만원 안팎의 금액이 적정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골드만삭스 등이 보유했던 주식을 매입했던 금액이 주당 19만8000원이었던 점을 근거로 들면서다. 주당 20만원으로 계산했을 때 어피니티 측의 보유 지분가치는 9840억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은이 지난해 4월에 2023년 말 기준으로 교보생명 주식을 주당 31만원대로 평가했던 만큼 양 측의 갈등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수은은 2019년에는 3761억원, 2020년 2932억원, 2021년 3198억원, 2022년엔 3178억원 등으로 교보생명 지분 가치를 평가한 바 있다.

신 회장은 FI가 보유한 지분을 되사와야 하는 상황인 만큼 지분가치가 낮을수록 부담이 적어진다. 하지만 수은의 평가 장부가가 기준이 될 경우 신 회장 측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주장해 왔던 가격인 주당 20만원대와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5000억원 이상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

교보생명 측은 아직 외부평가기관 선정을 추진 중이어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현재 외부 평가기관 선정을 추진 중"이라며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이선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