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뇨스 "美·북미 성과 놀라운 여정"
내년 트럼프 2기 출범 등 변수 다양
맞춤형·고급·전동화 전략으로 돌파
◇역대 최대 실적 유력…무뇨스 "놀라운 여정이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은 최근 자신의 링크드인에 한 해를 돌아보며 감사인사를 전하며 "정의선 회장과 장재훈 부회장께서 저를 현대차에 합류하도록 요청한 지도 6년이 지났다"며 "이 여정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웠고, 우리 팀은 미국과 북미에서 기록적인 판매를 포함해 놀라운 성과와 성장을 이뤄냈다"고 소회를 남겼다.
오는 1월부터 현대차 최초의 외국인 대표이사로 부임 예정인 무뇨스 사장은 북미 시장에서 현대차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의 호실적은 현대차가 올해 사상 최대 경영 실적을 경신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44조1228억원과 3조74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 9.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현대차는 올해 매출액 172조7303억원, 영업이익 15조1628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의 경영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아우' 기아 역시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앞두고 있다. 기아는 올해 매출액 107조 2555억원, 영업이익 13조33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최대 실적 경신의 배경에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확대,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장 등이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로써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1년 만에 다시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불확실성 커진 2025년…맞춤형·고급화·전동화로 돌파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실적 상승세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내년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관세 영향,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부상, 혼다·닛산의 합병 등 자동차 업계의 다양한 변수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전동화 및 하이브리드 강화 전략에 더해 현지 맞춤형 판매모델 확대와 고급화 전략을 바탕으로 당면한 불확실성을 해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2030년까지 지난해 보다 30% 이상 증가한 글로벌 555만대 판매라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며 새해에는 '현대 웨이'를 충실히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는 다음 달 20일부터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탄이다. 현대차그룹은 신형 전기차 출시를 통해 전동화 전략을 강화하고 하이브리드차를 동시에 늘려 유연하게 대응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최근에는 비야디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대 전기차를 속속 출시하며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는 점 역시 변수 중 하나다. 특히 내년 초부터 우리나라에도 BYD가 공식 진출한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우수한 상품성을 내세운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기아 EV3를 통해 중국 전기차와 경쟁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아는 전기차 세단 EV4를 출시해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하는 한편, 유럽에선 소형 전기 SUV EV2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출시될 가능성도 있다.
현지 맞춤형 모델도 늘린다. 특히 인도 시장에선 내년 초 현대차는 전략 모델 '크레타 EV'을, 기아는 콤팩트 SUV '시로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북미에선 전략 모델 기아의 '텔루라이드' 풀체인지 모델도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GV70 전동화 모델과 G90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럭셔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내년 글로벌 자동차 업계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다양한 도전과제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나가기 위해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유연한 생산은 물론 현지 맞춤형 모델 확대 등 다양한 전략을 시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