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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10년형 주담대’ 출시…금리 하락기에 매력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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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섭 기자

승인 : 2024. 12. 23. 18:14

8월 신한 이어 IBK기업 '10년형 주담대' 출시
변동금리 리스크 최소화 및 소비자 선택권 확대
5대은행 주담대 하단금리 두 달만에 0.27%p↓
5대은행
주요은행 ATM./연합뉴스
은행권이 장기 고정금리의 안정성을 내세운 '10년 주기형 주택담보대출'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변동금리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고정금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그러나 최근 시장금리가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이날부터 10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10년형 주담대 상품을 출시했다. 지난 8월 신한은행이 처음 선보인 이후 두 번째다. 이 상품은 대출 실행 후 10년 동안 금리가 고정되며, 이후 시장 상황에 맞춰 금리가 조정된다.

10년형 주담대는 초기 10년간 금리가 고정돼 변동금리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5년형(혼합형) 상품보다 안정성이 높다. 특히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대출자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데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최근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대출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장기 고정금리 상품에 대한 선호도는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주요 시중은행 5곳(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10월말 기준 3.73~6.13%에서 이달 20일 기준 3.46~5.86%로 하락했다.두 달 만에 하단 금리가 0.27%포인트 낮아졌으며, 추가 인하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리 하락이 지속될 경우 장기 고정금리 상품의 경우 시장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리스크가 있다. 또한 금리가 조정되는 10년 이후까지 초기 고정금리를 유지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도 안는다. 일부 은행에서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는 경우도 있지만, 통상 대출 상품의 중도상환수수료는 0.6~0.7% 수준으로, 금리 차이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상쇄할 만큼 저렴하지 않다.

다만 일각에서는 10년형 주담대가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한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기존 5년형 고정금리 상품보다 중장기 재무 계획 수립에 유리하며, 소비자가 자신의 재정 상황과 금리 전망에 맞춰 더 유연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민환 인하대학교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금리 상승기에는 안정성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유리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면서도 "현재 상황에서는 금리 하락 가능성도 커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의 경우 환율 불안정과 금융시장 변동성 등 국내외 금융 환경이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장기 고정금리 상품을 도입한 것은 금융 리스크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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