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칼럼] 너희가 ‘뉴라이트’를 알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1.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905010003380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09. 05. 18:08

20240716010009510_1721037269_1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
지금 '뉴라이트'라는 유령이 대한민국을 떠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좌파들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실체적 진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친일=뉴라이트'라는 유령을 만들어 공격을 퍼붓고 있다. 중세 유럽에서 마녀사냥의 도구로 쓰였던 '이단', 조선 후기 송시열이 소론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던 '사문난적'이라는 '딱지'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다.

그 포문은 '광복회'였다. 광복회는 '뉴라이트'를 친일파로 규정하며, 뉴라이트를 판별하는 9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건국대통령'으로 규정 △1948년 '건국절' 추진 △일제강점기 우리 국적을 일본이라 강변 △대한민국 임시정부 역사를 폄훼하고 '임의단체'로 깎아내리기 △식민사관이나 식민지 근대화론을 은연중 주장하는 자나 단체 △일제강점기 곡물수탈을 '수출'이라고 미화 △위안부나 징용을 '자발적이었다'고 강변 △독도를 한국 땅이라고 할 근거가 약하다고 주장 △뉴라이트에 협조, 동조, 협력 등을 꼽았다.

여기에 '5·18 왜곡 처벌법'을 만든 민주당이 한술 더 떠 '친일 공직자 임용금지법'을 발의했다. 1950년대 미국에서 유행하던 '매카시즘'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친일'과 '뉴라이트'라는 색깔론이 되어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나라를 잃은 일제 식민지 시대 존재하지 않는 '국적'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사상을 검증하는 잣대로 삼고 있다. 궁예 대신 등장한 '민주당의 관심법'에 모골이 송연하다.

'친일몰이'라는 민주당과 야권의 시대착오적 소동을 보면서 '뉴라이트'라는 새로운 사상운동을 시작했던 필자로서는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힐 따름이다. 전혀 사실도 아니고, 실체적 진실과도 거리가 먼 '친일=뉴라이트'라는 매카시즘이 광풍을 일으키고 있는 곳이 '한류'로 글로벌 문화를 주도한다는 대한민국이라니…!
'뉴라이트'라는 사상운동을 시작한 것은 2002년 대통령 선거가 끝난 12월 19일이었다. 친구였던 A를 만나 노무현의 대선 승리를 지켜보며, 노무현 정권이 걸어갈 '좌파 민족주의의 길'이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트릴 것을 걱정했다. 그를 극복할 이론학습 모임을 만들고 사상운동을 전개하자고 결의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자유주의 연대' 전신이었던 '세계화 포럼'이다.

2년이 넘게 이론 학습모임 운영하던 '세계화 포럼'을 '자유주의 연대'로 개편했다. 탄핵 역풍으로 총선에서 참패하고 지리멸렬한 한나라당을 대신해 노무현 정권의 '좌익 민족주의'에 대항하기 위해서였다. 그것이 언론에서 '뉴라이트' 흐름으로 보도되면서 '뉴라이트 운동'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뉴라이트 운동'이 주목을 받자, 다양한 그룹과 사람들이 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룹은 다양했지만, 방향은 대체로 두 개였다. 하나는 "노무현 정권의 좌파 민족주의로는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없다(세계화)"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관 주도의 개발 독재와 보수 반공주의를 극복하고 '자유 시장경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자(자유주의)"는 것이다. 그래서 하이에크의 자유주의에 공감했고, 영국의 대처 수상과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을 정치적 모델로 삼았다.

그런데 뉴라이트가 주목을 받자, 반공주의에 기반한 '올드라이트'가 대거 '뉴라이트'로 전환했고, 내부에서는 다양한 그룹과 논의가 전개되었다. 그중 하나가 '교과서포럼' 이영훈 교수의 실증주의적 역사관과 '식민지 근대화론'이었다. 이영훈 교수의 '식민지 근대화론'이 나오자, 운동권 전향파가 눈엣가시였던 북한과 종북 주사파들은 '뉴라이트=친일'로 매도하며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애초 1994~1995년 '북한동포돕기'를 하며 북한의 부정부패와 참혹한 실상을 목격한 뒤, 북한민주화운동을 전개했던 전향 주사파들의 문제의식, 그리고 자유주의와 세계화라는 새로운 문제의식은 외면한 채, '뉴라이트=친일'이라는 등식을 만들어 정치적으로 공격한 것이다. 그렇게 해야 북한의 참혹한 실상을 감추고, 종북 주사파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친일=뉴라이트'라는 등식이다. '뉴라이트=마녀'의 등식이고, '뉴라이트=사문난적'의 등식이다. 하지만 종북 주사파들이 '뉴라이트'를 친일파로 만들고 '친일몰이' 광풍을 일으켜도 이룰 수 없는 것이 있다. 아무리 좌파의 '뇌피셜 역사관'으로 세뇌해도 역사적 사실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들이 만들어낸 '뉴라이트'라는 유령이 역사의 진실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김구는 중국 국적이었고, 안창호는 미국 국적, 이승만은 무국적이었다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또 반대편을 사문난적 몰았던 송시열처럼, 종북 주사파가 기득권 유지를 위해 '친일몰이'를 하고 있다는 것 역시 역사적 진실이다. 그들의 '친일몰이 색깔론', '신나치' '종북 파시스트'의 길, 끝자락에 서 있는 것이 '지금의 북한'이라는 실체다.

※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